아침신문

김종인,안철수 빼고 야권 통합- 일석삼조 카드 노린다

스카이뷰2 2016. 3. 3. 16:38


김종인 더민주 대표.




오늘 아침신문에 재밌는 기사가 하나 떴다. 김종인 '일석삼조 카드' 라는 제목으로 아래 3항목의 부제가 붙은 기사다.


(1) 안철수 고사 작전
(2) 2野 싸움서 '승리' 부각
(3)필리버스터 종료 역풍 차단


맨 첫번 째 항목이 좀 섬뜩하다. 살아있는 사람을 고사작전 대상으로 삼는다는 건 좀 살벌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매스컴에서 볼 때 안철수에 대한 더민주 대표 김종인의 '발언'은 생사람을 잡는 거나 마찬가지로 보였나보다. 그렇기에 '고사작전'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썼는지 모르겠다. 그래야 '손님'을 끌테니까...


좀전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안철수는 8% 지지율로  21%로 1위를 한 문재인과 16%의 김무성은 물론 11%로 처음으로 두 자리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3위를 차지한 오세훈에게도 밀린다는 발표가 나왔다. 이 조사에서 국민당은 지지율이 9.5%였다. 그러니까 안철수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당의 지지율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이런 '성적표'로 '차기 대선'을 꿈꾼다는 건 무모한 일인데 안철수 본인은 아직 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이런 와중에 77세 노인 김종인이 '야권 통합'이라는 카드를 턱하고 던졌으니 그야말로 불난 집에 부채질한 꼴이다. 별일은 아니지만 오늘 아침 안철수는 휘하 사람 몇명과 '민정시찰'겸 평소 전혀 타지 않던 지하철을 타려고 역사에 내려갔다가 승객 통과 차단기가 열리지 않아 쩔쩔매는 상황을 겪었다.


수행했던 다른 사람들은 다 괜찮았는데 유독 안철수만 '통행금지'를 당한 것이다. 사소한 일이지만 왠지 안철수의 '앞날'을 예감케 해주는 장면으로도 보인다. 우수수 떨어지고 있는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갔다가 그런 봉변을 겪은 안철수로선 아침부터 황당했을 것 같다. 


지금 한국 정치권에선 전에 볼 수 없었던 아주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경제민주화'라는 멋진 구호로 현 여성대통령을 당선시키는데 큰 공을 세웠지만 그녀로부터 토사구팽당하고 복수라도 하려는 듯 야당으로 자리를 옮겨 지금 '야당 최고 실세'로 칼자루를 휘두르고 있다는 77세 김종인 옹의 말 한마디에 정치권이 출렁이고 있는 것이다.


다 알다시피 김종인은 남들은 한 번도 하기 힘들다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4번이나 했고 이제 곧 다섯번째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할 '꿈'을 갖고 있다는 건국이래 전무후무한 기록의 소유자이다. 77세라면 뒷방 늙은이 신세가 돼도 이상할게 하나 없는데 요즘 김종인의 말 한마디에 정치권은 일희일비하고 있어 그의 '괴력'이 신기할 정도다. 특히나 대가 세기로 유명한 '친노 86세대'들 조차 김종인 앞에선 '순한 양'이 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니 김종인 옹의 '저력'은 일단 평가해줄만도 하다.


김종인은 한때 안철수의 멘토였던 경력도 있지만 그 이전엔 정동영이 이명박에게 6백만표 차로 참패했던 17대 대선때  정동영의 책사였다. 그때도 무슨 '행복 위원장'인가를 맡았었고 또 한 때는 이명박정권때 국무총리를 했던 정운찬을  대통령감이라고 극찬했던 전력도 있는 인물이다. 요즘도 김종인은 정운찬을 더민주로 끌어들이려 공을 들이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러니까 이 77세 노인은 늘 '권력자'혹은 '차기 대선후보'를 찾아 헤맸던 그런 인상을 준다. 어쨌거나 4선 비례대표 관록이 보여주듯 지금 김종인은 제1야당 대표자리를 '순진한 문재인'으로부터 순순히 넘겨받고 다가오는 총선과 내년 대선에서 한 몫하려고 애쓰고 있는 중이다. 물론 그가 꼭 문재인을 '차기후보'로 세워준다는 보장은 없는 법이다.


운이 좋아선지 아니면 '경제민주화'를 내건 실력 덕분인지 지금까지는 '김종인의 전략'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 상황에서 더민주는 느닷없이 '필리버스터' 광풍에 주역을 맡았고 11시간 12시간씩 기염을 토하면서 테러방지법을 막아야한다고 외쳐댔던 더민주 의원들은 김종인의 '그만해 '한마디에 모두 순한양이 돼 꼬리를 내리고 얌전하게 줄을 서고 있는 모양새다.


아무려나 먹고사는 문제가 너무도 힘든 대다수 국민들은 더민주 의원들이 밤새워 외쳐대는 '테방법' 반대보다는 경제민주화나 더 쉽게 말해 일자리 보장문제에 더 큰 관심을 갖고있는 형편이라 김종인의 '여당스러워보이는' 주장에 더 점수를 주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에 김종인이 안철수를 '대통령병환자'로 몰아붙이고 '안철수만 빼고 야권이 통합하자'는 어찌보면 다소 코믹스런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며 박수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게 다 비례대표 4선의'저력'에서 나오는 것으로 아무나 흉내내기 어려운 일로 보인다. 


어쨌거나 이 노익장 '정치 선수'의 주장에 안철수는 자신의 성격대로 홱하니 화를 내면서 "당내나 잘 정리하세요"라며 새된 목소리로 울분을 토했지만 그 모습이 여간 처량맞아 보이질 않았다. 그만큼 마구 추락하고 있는 지지율이 안철수를 초라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국민의당 18명 현역의원 중에 안철수를 포함한 3명만 '통합반대파'지 나머지는 모두 이제나 저제나 제 살길을 위해 '통합'을 해야한다는 쪽으로 모여들고 있다는 것이다.그렇기에 자칫하면 '안철수1인 정당'으로 전락하는 비극적 결말이 펼쳐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노회한'김종인은 '안철수를 뺀' 탈당자들의 복귀를 제안하면서 이들이 기댈 수 있는 '명분'도 함께 제공했다고 한다. 통합 제안을 하면서 "탈당한 의원 대다수가 지도부 문제를 걸고 탈당계를 낸 분들인데 그 명분은 다 사라졌다"고 말하면서 '문재인이 싫어서 나갔는데 이제 문재인과 친노(親盧) 주류가 뒤로 물러났으니 돌아오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으냐'는 그럴싸한 명분을 내세웠다는 것이다.


김종인의 '기습적인 통합 제의'는 이번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중단에 대한 야권 지지층 내부로부터 쏟나져 나오는 반발 여론을 한 순간에 잠재우는 효과도 있어 보인다. 통합 제안도 내부 논의를 충분히 하지 않은 채  김 종인이 사실상 혼자서 결정한 것이라는 '소문'도 나돈다.  

"발표하기 직전 비공개 비대위원회의 때 비대위원들에게 말한 게 전부"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기습작전'을 하듯 언론을 통해 야권통합을 넌지시 흘리면서 당내외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음으로써 다시한번 '노익장의 파워'를 과시한 것이다. 아무래도 이 77세 노익장에겐 스타의식이 여전히 있어 보인다.

어쨌거나 안철수로선 예전 멘토시절 '스승대접'을 어떻게 했기에 김종인으로부터 연속적으로 '공격'을 받고 있는 지 궁금하다. 얼마전 김종인은 "안철수는 정직하지 못하다,뭘 잘 모른다"는 극언마저 스스럼 없이 말함으로써 안철수의 이미지 훼손에 큰 역할을 했다. 이제 또 기습적인 야권통합을 외침으로써 아무래도 김종인의 '안철수 고사작전'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듯하다. 이래저래 이번 총선은 아주 재밌는 구경거리를 제공해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