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도어 사망사고가 난 다음날에도 사고현장엔 가지 않고 운동장에서 시축하고 있는 박원순,
지하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가 난지도 벌써 열흘이 지나고 있다. 아직 장례조차 치르지 못한 유족들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서울시장 박원순과 서울메트로 그리고 직원이 숨진 은성PSD측에선 서로 책임을 전가하려는 듯한 발언들만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메트로 간부직원 180명 전원이 사표를 냈다는 쇼같은 대책만 내놓을 뿐 진상규명이나 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확실한 대책 등은 시원찮다. 사건 발생 열흘이나 지난 오늘 오전 서울시장은 대책 발표 기자회견을 열긴 했지만 신통치 않다는게 여론이다. 진정성도 약하고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판댓글들이 많다.
이런 와중에 더민주와 박원순 서울시장 측이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 직원 사망과 관련한 국회 또는 당 차원의 조사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들을 크게 실망시키고 있다. 언론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내년 대선을 욕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박원순의 '꿈'은 허망한 꿈으로 그칠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더민주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서울시와 간담회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국민 안전 문제에 대해선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져선 안 된다"며 서울시와 박 시장을 상대로 한 진상 조사와 대책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20대 국회 개원 직후여서 국회 상임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피감 기관인 서울시 관계자들과 박 시장이 직접 당에 나와 사고 원인과 대책을 설명하라는 얘기다. 더민주 관계자는 "정부가 잘못하면 일찌감치 책임자를 불러 추궁했을 야당이 서울시장이 야당 소속이라는 이유 때문에 침묵한다면 국민이 어떻게 보겠느냐"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서울시 측의 반응이 황당하다. "같은 당 소속 지자체장에게 너무 가혹한 것 아니냐"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것이다. 서울시 측이라면 바로 서울시장 박원순의 '심기'와 '지시'를 지상최대 명령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러니 아마도 박원순이 '당'에 불려나가 해명하는 것 자체를 '대권후보'로서의 이미지 손상으로 받아들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너무 가혹한 것 아니냐'는 되지못한 응답을 했겠는가 말이다.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이 이번 사고에 대해 진정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 이렇게 한심한 반응을 보일 수는 없는 법이다. 현재 이 사건과 관련해선 서울시의 관리·감독 책임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 공기업인 서울메트로가 스크린도어 수리 하청업체에 자사(自社) 출신 퇴직자 고용을 요구하는 등 누적된 '갑질'을 통해 하청업체 비정규직들의 노동 여건이 악화됐고, 여기에 박 시장과 서울시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서울시 관계자들이 시장의 당 출석에 거부반응을 보였다는 건 그대로 넘어갈 사안이 아닌 것 같다. 아직 정신을 못차렸다는 얘기다.
그렇지않아도 박원순은 사고가 난 뒤에도 바로 사건현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무려 사흘이나 지난뒤에 여론의 지탄이 쏟아지자 마지못해 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 '서울시 최고 책임자'로서의 자세가 아니다는 네티즌들의 질타를 받았었다. 더구나 박시장은 사고 난 다음날엔 상암구장으로 달려가 프로 축구 시축까지 해
공인으로서 '자질'을 의심받기 까지 했다. 일의 경중과 선후를 모른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사실 더민주도 자당의 '잠재적 대선후보'를 보호하기 위해선지 국민당에 비해 박 시장에 온정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아닌게 아니라 국민당은 "박원순 시장이 말하는 안전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냐"며 연일 공격 수위를 높여왔었다. 국민당의 이런 날선 공격의 배후에는 서울시장 자리를 양보했던 안철수의 '복잡한 심리'도 한 몫 했을 것으로 보인다. 어쨌거나 서울시민의 안전을 위한다는 '명분'에서 더민주는 국민당에 뒤진 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더민주가 '을'들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었다는 을지로위원회도 "생명·안전에 관한 업무에 정규직 근로자 채용을 의무화하는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을 추진하겠다"고만 했지 서울시에 대한 직접 공격은 자제해 왔었다. 더민주의 이런 태도는 차기 대선 주자 중 한 명이라는 박시장을 고려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러니 야당인 더민주가 국민의 신뢰를 전폭적으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자기당 소속 '잠재적 대선후보'일지라도 국민안전이 먼저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차원의 생각을 하지 못한다는 건 문제가 있다.
이번 사고에 대한 박원순 시장의 이런 두루뭉술한 태도는 그가 그토록 원하고 있을 '차기 대선후보'로서 뜨는 것에 치명적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람 생명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국민 안전을 가장 우선시해야한다는 '기본적 덕목'을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려한다는 세간의 비판을 박원순은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대선후보로서의 이미지'만을 위해 뛰어다닌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건 그만큼 '대권의 길'에선 멀어지는 것이라는 걸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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