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임우재의 인생고백 "이건희 회장 경호원으로 입사, 두번 자살기도 이부진이 구해줬다

스카이뷰2 2016. 6. 15. 10:53


1999년 이부진 임우재 결혼식 사진.

임우재, 이부진씨 사진

임우재,                       이부진.



"난 이건희 경호원으로 직장 시작
삼성물산 전산실 입사했다는 건 삼성에 의해 꾸며진 이야기
재벌가 결혼생활 너무 괴로워 삼성 고위 임원까지 날 무시,이건희 회장 손자라서 내 아들도 어려웠다, 두 차례 수면제 먹고 극한 선택, 부부가 살던 집에 18명이 근무, 술 마시고 아내 때릴 수 있겠나"

        

오늘 아침신문에 실린 삼성 이건희회장의 '맏사위' 임우재씨의 인생고백은 재벌가의 막장 스토리를 소재로한  TV 드라마보다 훨씬 더 흥미진진했다. 남의 불행한 결혼생활에 흥미 운운하는 건 좀 미안한 일이지만 대한민국 최고 부자 이건희 삼성회장의 맏사위로 들어갔다가 이혼소송중인 임우재 스토리는 그 자체로 '흥미요소'가 다분한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현재 이혼소송중인 임우재씨는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회한어린 결혼생활 비하인드 스토리'를 고백했다.   "내가 삼성물산 전산실에 입사했다는 이야기는 삼성에 의해 꾸며진 것이며 이건희 회장 경호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 생활이 너무 괴로워 두 번이나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기도했다"고도 했다.


그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수면제를 먹고 두 차례 자살시도했었는데 죽기 직전 아내가 발견해 살렸다며

미국 MIT 경영대학원에 유학가는 과정이 힘들었다고도 털어놨다.

음독한 남편을 발견했던 아내 이부진의 속앓이도 극심했을 법하다. 천하남이 들어도 좀 안쓰러운 '결혼스토리'다. 오죽했으면 '두번이나' 음독했을까 말이다...


아닌게 아니라 17년전, 20세기 말 최고의 러브스토리로 인구에 회자됐던 이부진 임우재 결혼에 대해선 뒷말이 무성했다. 임우재가 이부진의 '보디가드'출신이었다는게 거의 정설처럼 나돌았다. 그 '소문의 진위'가 오늘 아침 임우재의 고백으로 '거의 사실'에 가까운 스토리였다는게 밝혀진 것이다. 다른 인터뷰에서 임우재는 이회장을 경호하다가 나중엔 이부진을  경호했다고 털어놨다. 어쨌거나 경호원 출신을 맏사위 삼은 이건희회장의 당시 심경은 당사자가 아니면 모를 일일 것이다.


 지난 1월 이부진 신라호텔사장과의 이혼·양육권 소송 1심에서 패소한 뒤 항소한 임우재씨는  이번 인터뷰에서   "내가 이부진 사장과 교제하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이건희 회장이 충격을 받았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며 "장인어른(이건희 회장)의 허락을 받고 교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임우재의 이런 고백은 자신이 장인 어른의 허락을 받고 떳떳하게 한 결혼이었다는 얘기일 것이다. 


이부진과 결혼식을 올리기까지의 과정도 거의 드라마 같은 스토리다. 임우재는  "원래는 결혼을 하지 않고 때가 되면 물러나려 했으나 동생(이서현씨)이 결혼을 서두르자, 이건희 회장이 '언니(이부진)가 먼저 결혼하지 않으면 허락하지 않겠다'고 해 결혼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했다. (임우재는 다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회장의 명령을 감히 거스르기 어려워 결혼하게됐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고백도 했다.) 


이부진과 그냥 '연애'만 하고 결혼은 하지 않으려했다는 임우재의 고백에서 그가 '신분의 벽'을 이미 느꼈다는 걸 알 수 있다. 어쨌든 그들은 이런 '역경'을 견디고  20세기말인 1999년 대한민국 최고의 러브스토리의 주인공들이 됐고 17년이 흐른 오늘 이렇게 쓰라린 인생고백을 하고 있는 것이다. 


보통부부들도 결혼해 살다보면 벼라별 희로애락을 겪기 마련인데 대한민국 최고 재벌가의 맏사위로서 임우재가 겪어야했던 '사연'들은 그야말로 만리장성 같다. 인터뷰에서 임우재는 "내가 여러 차례 술을 과다하게 마시고 아내를 때렸기 때문에 아내가 이혼을 결심했다는 주장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우리 부부가 사는 집에 18명이 근무했지만 그 누구도 내가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리는 모습을 본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Tv 드라마에서 재벌가를 묘사하는 장면에는  여러 명의 집사들이 재벌회장 가족 식사자리에 서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 단골로 나온다. 임우재씨의 고백에선 '드라마의 장면들'이 사실임을 알 수 있다. 이부진 임우재 두 부부가 사는 집에 '집사들'이 무려 18명이나 됐다는 대목이 흥미롭다. 드라마에선 고작 서너명의 집사들이 보였는데 18명이라니 역시 대한민국 최고  재벌그룹다운 규모인 것 같다. 대단한 재벌가다.

임우재는 삼성에 다니면서도 '설움'을 많이 당한 것 같다.  그는 "삼성의 고위 임원으로부터 '옛날에 부마(駙馬)는 잘못하면 산속에서 살았다'는 등의 모욕을 받고 너무 화가 나서 JY(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도와달라는 문자를 보냈다. 형님(이재용 부회장)이 그냥 나가라면 나가겠으나, 이렇게 모욕하지는 말아 달라는 내용이었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이에 '초심으로 돌아가서 생각하면 일이 해결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부진의 오빠인 이재용을 JY로 호칭하는 임우재의 고백에서 삼성가에선 로얄패밀리를 영문 이니셜로 부른다는 '소문'이 사실로 밝혀진 셈이다.  


이번 인터뷰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임우재가 초등 3년생인 자신의 외동 아들을 어려워했다는 대목이다. 그는 자신이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로부터 아버지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이건희 회장님의 손자이기에, (나에겐) 아들이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일반 가정에선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이 가련한 아버지의 고백에 인간적 연민이 느껴진다. 어쨌거나 남자 신데렐라로 한때 대한민국 최고의 행운아로 불리기도 했던 임우재의 이혼스토리는 쓸씁한 여운을 남긴다.  

글 / 朴美靜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