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조선일보의 전쟁 -'금수저'아들은 의경 꽃보직 처제는 조세피난처 국적취득

스카이뷰2 2016. 7. 20. 14:09


스포츠경햔 자료사진

우병우 청와대 수석



우병우 청와대 수석 "이런 의혹에 그만둬선 안돼" 사퇴 거부

아들은 의경보직 특혜·처제는 조세피난처 국적 취득





앞으로 읽나 뒤로 읽나 꼭 같은, 이름도 특이한 청와대 민정수석 우병우와 조선일보의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지난 7월18일 아침 배달된 조선일보 1면 머릿기사는 내 두 손바닥을 쫙 펴도 덮지 못할 만큼 큰 지면에 '청와대 우병우 수석의 처가 강남 부동산 넥슨이 1326억원에 사줬다'라는 제목의 기사로 꽉 채웠다.


그걸 보는 순간 조선일보가 3년전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채동욱에게 혼외자가 있다는 사실을 역시 1면 톱으로 다뤘던 게 떠올랐다. '인권 침해'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한 인간의 '사생활'을 까발렸던 그 기사 덕분에 채동욱은 처음엔 '죽어도 아니다'라고 완강히 부인했지만 며칠뒤  결국 검찰총장이라는 그 어마어마한 자리에서 낙마했다.


조선일보는 18일 과 19일 그리고  20일까지 연 사흘을 '우병우 문제'를 1면 톱과 2.3면에 요란하게 싣고 있다. 19일엔 '우병우 강남땅을 넥슨이 일본은행으로부터 대출까지 받아서 사줬지만 9개월만에 30억원을 손해보고 팔았다'는 내용을, 20일은 '우병우가 공인중개사 통한 정상거래라고 했는데 계약때 중개사 도장 못찍게했다'는 제목을 아주 커다랗게 싣고 있다.


첫 보도가 나간 후 나흘째인 21일 1면 톱 역시 우병우가 1326억 땅 계약때 동석했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한 사람에 대해 연 나흘째  대대적 보도를 내보내고 있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거의 이래도 안 그만둘래 하는 분위기다. 이 정도라면 당사자인 우병우는 속된말로 '환장할 지경'일 듯 싶다. 시중의 장삼이사도 아닌 최고권력자를 지근거리에서 모시고 있는 사람으로 아무래도 '결단'을 내려야할 것 같다. 아무리 본인이 무관함을 주장하더라도 이렇게 언론에 매일 시끄럽게 보도되고 있는 당사자라면 대통령을 위해서라도 물러서는게 상식이다.

  

조선일보의 대대적 공세에 다른 언론들도 뒤늦게 난리가 났다. 보수 신문과 종편방송, 진보신문 등이 약속이나 한 듯 '우병우 때리기'에 동참하고 있는 중이다. 온갖 치사스런 이야기가 미주알고주알 다 까발려지고 있다. 제일 압권은 의경 복무중인 아들에게 '꽃보직'이 배당됐다는 거다.  의경들이 선호하는 서울지방경찰청 운전병으로 전출된 것으로 20확인됐다고 한다.


한 방송에선 '시원하게 에어컨 바람 쐬며 복무하는 자리'라는 친절한 설명까지 하고 있다. 더구나 인사규정까지 어겨가면서 우병우의 아들을 그 자리에 앉혔다고 한다. 그 댓가인지 어쩐지는 모르지만 그 금수저 아들의 상관은 승진의 혜택을 누렸다는 보도도 나왔다. 대한민국 국민 정서를 가장 화나게 하는 게 바로 이 고위공직자 아들들의 군복무 특혜라는 걸 감안한다면 우병우는 더 이상 할말이 없겠다. 그런데도 이 남산골 샌님스타일의 우병우는 아들의 군문제 역시 자신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뗐다.


게다가 우병우 처제는  2013년  인구 5만의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나라같지 않은 나라 세인트크리스토퍼네비스의 국적을 취득했다는 거다. 그러니까 그 처제는 더 이상 한국인이 아닌 셈이다. 한국이 싫어서 그랬다면야 그건 개인사정이니까 전혀 뭐라할 건 없겠지만 보도에 따르면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이러니 아무리 처제는 남이나 마찬가지라지만 청와대 수석이라는 요직중 요직에 근무하고 있는 '형부'로선 괴롭기 짝이 없을 듯 싶다.

자, 이 정도라면 웬만한 인물이라면 '사의'를 표할 텐데 썩어도 준치라고 청와대 수석 자리가 워낙 센 데다가 지금 대한민국 최고 실세 중 하나라는 명성에 걸맞게 올해 갓 쉰살이 된 우병우는 2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의혹인 만큼 이런 문제로 공직자가 그만 둬선 안 된다"며 사퇴를 강력 거부했다는 것이다. 대단한 배짱의 소유자 같다. 아무래도 '대통령의 총애'가 막강한 비빌 언덕으로 자리하고 있는 덕분일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본인이 아니라 해도 '우병우 스캔들'에 대한 각종 매스컴의 송곳같은 보도는 시시각각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아무래도 재작년 청와대에서 '억울하게' 쫓겨났다가 문재인에게 픽업된 덕에 지금 현역 국회의원이 된 조응천 말마따나 조만간 '우병우 사퇴'라는 기사를 보게 될 것도 같다.


우리 블로그는 일면식도 없는 우병우를 둘러싼 '어마어마한 부동산 거래나 재산 내역'같은 건 추호도 관심이 없다. 단지 대한민국 최고 권부에서 최고 실세라는 명성을 떨치고 있다는 고위공직, 그것도 대한민국 공직자 자격을 '은밀히' 심사하고 대한민국 권력기관의 모든 정보를 접수해 그걸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청와대 민정수석 자리에 앉아있다는 인사가 듣기에도 민망한 이야기거리를 일일드라마처럼 매일 국민에게 제공하고 있다는 그 사실이 걱정스럽다.


이쯤 되면 '최고존엄' 대통령께서 용단을 내려야할 것 같은데 아마 그녀는 할수 있는한 끝까지 우병우를 감쌀 것으로 보인다. 그럴수록 국정은 더 엉망이 되고 민심은 더욱 시베리아찬바람을 날리겠지만 말이다. 그게 '박근혜 스타일'인 거다. 요즘 벌어지고 있는 이 나라 '최고 권부'와 관련된 인간들의 이런 막무가내 행태를 보면 아무래도 가냘픈 여성대통령의 어떤 한계를 보는 것 같다. 


매스컴에선 이런 '꼴불견 무능 국정'행태에 대해 이른바 '레임덕 현상'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건 단순한 레임덕 현상으로만 볼수는 없다. 그보다 더 본질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다. 18년동안 청와대에서 '곱고 순수하게'자라 '사람보는 눈'이 협소한 여성대통령의 자질과 리더십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시중에선 '대통령 주변엔 왜 이상한 인간들만 우글거리나'라는 비판이 떠돌고 있다는 걸 대통령 자신은 모르고 있는 듯하다.


'대통령 이름'을 팔아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 있는 부하들을 다잡는 능력이 부족한데서 비롯된 현상이라고도 볼수 있다. 대통령 앞에선 한없이 아부떨고 뒤론 이문을 챙기는 정치모리배들을 '진실한 부하들'로

착각하고 있는 탓도 적지 않을 것이다. 결국 최종 책임은  대통령 본인에게 있다는 말이다.


무능한 걸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야당에서도 '전가의 보도'처럼  전면개각을 하라는 둥 목청을 돋우고 있지만 설령 개각을 해본들 뭐 그리 달라질 게 있겠는가 말이다... 그냥 시간이 흘러가길 바랄 뿐이라는 자조적인 발언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오고 있다는 걸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은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대한민국 이대로 가다간 정말 큰일 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