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경산업 중앙연구소의‘강아지 사원’휘슬이. 아래는 지난1월 발부한 임명장. /애경산업
아침신문에 실린 강아지 한 마리 이야기가 오늘 아침 나를 웃겼다. '개팔자 상팔자'라는 말도 떠올랐다.
애경산업에 '정식직원'으로 취직했다는 시바견 휘슬(Whistle)이 이야기다. 지난해 11월 태어나 이제 4개월 남짓 살아온 이 복많은 강아지는 '대기업'인 애경산업의 대전 중앙연구소에서 신사업 파트의 정식 사원으로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100만 실업자 시대'에 의기 소침해 있는 청년 구직자들이나 그 가족들에겐 이런 이야기가 조금은 짜증나고 자칫 분노마저 느낄 수도 있는 스토리지만 그래도 팍팍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시대 사람들에게
간만에 미소를 자아내게하는 '힐링 스토리'로도 볼 수 있다. 휘슬이는 '애경산업의 인재상에 적합한 역량과 자질을 갖춰 한 가족이 됐다'는 글귀가 적힌 임명장도 받고 '80001001'이라는 정식 사원 번호도 받았다.
휘슬이가 하는 일은 애경산업이 생산하는 반려동물 용품을 먼저 사용해 보는 것이다. 기업체에서 신제품을 개발해 시판하기 전 운영하는 소비자 평가단 역할이다. 사용할 때 불편한 점이나 문제점이 없는지 '휘슬이 아빠' 오민택 연구원이 지켜보며 분석한다.
휘슬이는 최근 애경산업과 타 업체 패드를 번갈아 써 보면서 흡수력과 냄새 탈취 정도를 비교했다고 한다. 샴푸 세척력과 털 보습력에 대한 평가 작업도 했다. 오 연구원은 "동물 복지 차원에서 문제가 전혀 없도록 휘슬이를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옛날 같으면'이라는 소리를 하면 올드 세대라고 한다. 강아지가 샴푸로 샤워까지 하는 요즘 세상이 꼭 타임머신을 타고 도착한 신세계 비슷하게 느껴진다. 옛날 같으면 강아지들은 그저 사람이 먹다 남은 잔반이나 먹고 흙마당에서 뒹구는게 고작이었는데 말이다.
휘슬이는 연구소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오 연구원의 집에서 함께 살면서 회사로 출퇴근한다. 성격이 얌전하고 사람을 좋아해 연구소의 귀염둥이가 됐다. 처음 입사했을 때 700g 정도였던 휘슬이의 몸무게는 최근 3㎏까지 늘었다. 다 자라면 7~9㎏ 정도 나간다고 한다.
언젠가 어떤 역술인이 방송에 나와 강아지들도 '사주팔자'가 있다는 얘기를 했었다. 아닌게아니라 휘슬이같은 '사주팔자'라면 복을 넝쿨째 감고 태어난 강아지 같다. 이래저래 사람이나 강아지나 이 '사주팔자'를 잘 타고 태아나야하는게 아닌가하는 '멍청한 생각'을 잠시 해본다. 세상만사 마음대로 되나말이다...
애경산업 회장님은 강아지만 '특채'할 게 아니라 우리 청년들에게도 문호를 활짝 개방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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