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정윤회
어제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이정현 의원이 대표로 당선됐다는 뉴스를 보면서 느닷없이 박대통령의 전 비서실장 정윤회가 떠올랐다. 55년생 정윤회와 58년생 이정현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박대통령의 '충복'들이다. 하지만 두 남자는 '주군'을 사이에 두고 충성경쟁을 벌여온 탓인지 그리 사이가 좋은 것 같지는 않다. 왜 아니겠는가. 남자의 질투는 여자보다 더 무섭다는 속설처럼 '주군'을 향한 충성심 경쟁은 그 두 남자에겐 어쩌면 '숙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이정현이나 정윤회와는 일면식도 없지만 TV화면으로 어쩌다 보게되면 '박근혜 대표 비서실장'출신 정윤회가 '비밀 파일'에서 이정현을 '근본도 없는 놈'이라고 비하했다는 종편 정치뉴스가 어김없이 떠오른다. 곧이어 정윤회의 그런 지적이 보도된 며칠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정현이 기자들에게 보란듯이 메모지에 '나는 근본도 없는 놈'이라고 휘갈겨 쓴 낙서로 정윤회 발언에 도전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 TV 뉴스 화면이 오버랩되면서 실소를 금치 못했다.
오늘 각 신문에선 1면 톱 기사로 '호남출신 이정현이 보수정당 대표로 당선됐다'는 제목을 크게 싣고 있다. 하지만 이정현을 굳이 '호남 출신'이라고 강조하는 건 좀 우습다. 호남출신이어서 당대표로 당선된건 아니지 않는가 말이다. 물론 '보수적 경상도당'에서 전라도 출신이 대표가 된 건 의미가 없진 않다.
하지만 그의 '출세'는 타고났다는 부지런함과 '오직 박근혜!'를 섬기는 우직한 충성자세가 바탕이 됐다고 할 수 있겠다. 박대통령을 향한 일구월심 놀라운 충성심이 이정현을 '대출세'시켰다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본다. 거기에 이정현 본인의 '운세'가 가미됐다고나 할까...새누리당 대표로 나서겠다던 '센 후보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나서지 않았다는 점 역시 이정현이 '될 운세'였다고 할 수 있다. 그 뒤에 무슨 큰 손의 힘이 작용했다는 '음모론'까지 가세하면서 이번 이정현 대표당선은 극적 효과를 높였다고 본다.
어제 전당대회에 빨강색 상의를 입고 화사한 신부처럼 웃고 있던 여성대통령의 모습에선 이미 '당대표는 이정현이에요"라는 암묵적 지시가 어려있었던 것 같다. 아마도 '친박'을 패러디한 각종 무슨무슨 박이 난무해왔다가 레임덕을 맞아 슬슬 사라지고 있는 요즘 이정현만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오로지 '님'을 향한 충성심을 버리진 않을 인물로 보인다. 그렇기에 대통령도 그런 이정현의 손을 들어줬을 것이다.
그래선지 이정현은 대표로 당선되자마자 인사차 온 청와대 정무수석 김재원에게 “대통령과 맞서고 정부와 맞서는 것이 마치 정의이고 그게 다인 것처럼 인식 갖고 있다면 여당 소속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자'소리 듣고 축출까지 당했던 유승민이 새겨들어야할 '금언'처럼 들린다. 대체로 '새누리당의 앞날'을 예견할 수 있는 꽤나 의미심장한 충성발언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선지 어느 일간지 기사에선 청와대 측에선 '표정관리'하느라 바빴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이정현은 자신이 호남출신이어서 온갖 설움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기회있을 때마다 늘어놓았다. 심지어 광주에가서는 자신을 광주사람들이 버린 쓰레기였다고 말하면서 그런 쓰레기를 박대통령이 주워서 탈탈 털어가지고 청와대 정무수석도 시켜주시고 홍보수석도 시켜주셨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광주 사람들이 이 말을 들었을 때 어떤 심정이었는지 궁금해진다. 과공은 비례라는 옛말도 생각난다.
물론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그 레퍼토리는 빼놓지 않았다. '박대통령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이정현에게 시중에선 '감박'이라는 새로운 별칭을 달아줬다. 그동안 이정현을 따라다닌 수식어엔 '박근혜의 복심, 박근혜의 입' 박근혜의 푸들'등이 있었고 심지어는 '내시'라는 입에 담기 싫은 별명마저 이정현을 괴롭혔었다. 좀전 본 짖굿은 댓글에선 '이제 대표가 됐으니까 상선어른이 됐네'라는 비아냥도 있었다. 그만큼 이정현은 박대통령의 충직한 가신이라는 얘기다.
어쨌거나 '곡성 촌놈'이라고 스스로를 비하하며 목청을 돋워왔던 이정현이 명색이 새누리당 대표가 된 사실에 최근 전부인과 이혼하고 재산분할 소송마저 벌이고 있는 '무직'의 정윤회는 속이 좀 쓰릴 것도 같다. 왜 아니겠는가. 재작년인가 정윤회는 유력일간지 논설위원과의 '최초 인터뷰'에서 "박대통령을 모시고 좋은 나라를 만들고 싶었다"는 회한어린 고백을 한 적이 있다.
'나라만들기'라는 거창한 꿈을 꾸며 이정현을 '근본 없는 놈'이라 비하했던 정윤회로선 전두환 시절 민정당 말단 당직자로 정계에 입문해 어제 보무도 당당하게 집권여당 대표자리를 꿰찬 이정현에게 심한 열패감을 느낄 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전처가 '숨겨 놓은 재산'을 찾아달라는 신청까지 해놓은 정윤회로선 자신의 신세가 한없이 쪼잔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누구는 집권여당 대표도 되는 마당에 말이다...
이정현은 '뼛속까지 친박'이어서 '박대통령 어록과 철학'을 대학노트 십여권에 정리해 달달 외우고 다닌다는 기사마저 떠돌만큼 대단한 충성파이기도 하다. 작년에 대한민국을 한창 시끄럽게 만들었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이정현은 '국정 교과서 반대하는 사람은 국민도 아니다'는 '망언'을 서슴지 않을 정도로 대통령 지시에 충실한 인물이다. 별 생각없이 오로지 '주군'이 '돌격 앞으로'를 외치면 사선이라도 돌파하는 스타일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런 막말을 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렇기에 새누리당을 경천동지하게 개혁하고 한국 정치판을 바꾸겠다는 이정현의 '포부'를 믿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아무튼 박대통령으로선 이래저래 한시름 놓은 것 같다. 충성파 이정현이 당대표가 됐기에 이젠 더 이상 '대통령에게 대드는 반박(反朴)들'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유승민 김무성을 비롯한 소위 반박 대선예비주자들은 '잠못드는 한 여름밤'을 보냈을 것 같다. 앞으로 새누리당에 펼쳐질 온갖 정치쇼가 사뭇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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