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최고의 화제를 모으고 있는 박대통령의 연설문 일부. 네티즌들은 이 말도 안되는 문장이 최씨 작품아니냐고 묻는다.
박대통령이 2014년 들었던 보라색 클러치와 회색 특피가죽백. 고영태회사제품.
어젯밤 손석희 뉴스룸에 나온 '최순실 관련'보도를 보면서 경악했다. 정치관련 뉴스를 보면서 그렇게 놀란건 처음이다. 요즘 '최고 이슈 인물'인 최순실이 대통령 연설문까지 고쳤다는 내용이다. 이런 이야기는 태어나서 처음 들어본다. 그동안 '최고 권력자'주변에 얼쩡거리던 숱한 인간들에 대한 벼라별 이야기를 다 들어왔지만 감히 '대통령 연설문' 고치는 게 취미라는 '증언'이 나오게한 인물이 환갑 먹은 여염집 여자라는 사실에 그저 할말을 잃었다.
JTBC 뉴스 담당 사장겸 앵커인 손석희가 '목숨 걸고' 내놓는 듯한 보도를 보면서 아마 놀란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닐 것 같다. 보도에 따르면 최순실의 최측근 비선실세로 알려진 마흔살 먹은 고영태라는 전직 국가대표 펜싱선수가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이다.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지만 정식 뉴스에 나온 보도인만큼 '거짓'은 아닌 듯하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이런 뉴스가 공중파 방송에 버젓이 등장하고 있다는 자체가 슬프다. 얼마나 '호가호위'의 권세가 대단했으면 '대통령 연설문'고치는게 취미냐 말이다. 이건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지만 저렇게 방송뉴스로 나오고 있다는 건 그만큼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해있다는 얘기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인터뷰한 고영태씨는 ‘회장(최순실)이 제일 좋아하는 건 연설문 고치는 일이다. 자기가 고쳐놓고 연설문에 문제가 생기면 애먼 사람을 불러다 혼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동석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여기서 회장은 최순실이고 대통령의 연설문을 일일이 고친다는 뜻’이라고 부연 설명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참모들도 혼내줬다는 멘트도 나왔다. 그게 사실이라면 대한민국 청와대의 위상은 '공식직함'없는 최순실의 발아래 있다는 얘기다.
최순실의 핵심 측근은 차은택이 아니라 고영태라는 '증언'도 나왔다. 차은택을 2014년 중반 최순실씨에게 소개해준 사람이 바로 고영태라고 한다. 우리가 뭐 이런 것까지 시시콜콜 알 필요는 전혀 없다. 하지만 미르재단이네 K스포츠 재단이네 하면서 재벌로부터 8백억원의 막대한 돈을 뜯어내 사용하는 '장본인'들로 알려져있는 만큼 그들의 '인맥 조직도'는 어렴풋이나마 알아둘 필요는 있다고 본다.
고영태는 현재 최순실 개인회사 더블루K의 사내이사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펜싱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은메달을 수상했고 은퇴 후 2008년 빌로밀로라는 가방회사를 창업했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당선 이후 들고 다녀 화제가 됐던 회색 가죽가방과 2014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든 보랏빛 뱀피 클러치가 이 회사 제품이라고 한다. 최순실과의 친분관계를 고려해볼 때 대통령이 그런 가방들을 들게끔 '코디'한 건 아무래도 '최순실 입김'덕분이라 할 수 있겠다.
뉴스에 나온 고영태는 최순실과는 20년 연하의 한참 아랫사람이지만 최순실과 서로 반말을 주고받고 격의 없이 말다툼을 벌이는 친밀한 관계였다는 게 미르재단 전직 사무총장의 증언이다. 방송기자의 그런 멘트를 들으면서 평범한 시청자들은 그들이 단순한 인간관계는 아닐 거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어디 스무살이나 어린 남자가 엄마뻘 되는 '상사'에게 반말로 싸움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어쨌건 그건 그들간의 '은밀한 문제'이고 우리가 여기서 주목할 것은 최순실이 대통령 연설문을 고치는 상상할수도 없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건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대목이다. 인터넷에선 벌써부터 이 보도에 대한 온갖 웃지못할 패러디 물들이 쏟아지고 있다.
수많은 네티즌들은 '그 동안 대통령 연설문들이 왠지 이상했던 게 바로 최순실이 손봐서 그런 게 아니냐'는 댓글들을 수천개 달고 있는 중이다. 청와대 측에선 '그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말도 안되는 일들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게 오늘 대한민국이다'라는 조롱 섞인 반박 댓글들이 수도 없이 달렸다,
최순실이 대통령 연설문까지 손댔다는건 정말 믿고 싶지 않은 이야기다. 만에 하나 그게 사실이라면 박대통령은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대통령 연설문'처럼 중요한 문서를 아무 공식 직함 없는 일개 아낙네가 손봤다는 이야기가 소설이나 드라마에 등장한다면 대번에 '수준미달의 막장극'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어뗳게했으면 이런 창피한 소문들이 '유언비어'로 날아다니게 됐는지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이건 그 어떤 변명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해괴한 일이다. 제발 사실이 아니길 간절히 바란다. 나라꼴이 이게 뭐냐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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