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

노다메 칸타빌레- 순수한 영혼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일본영화

스카이뷰2 2017. 2. 22. 14:48



 

*몇 해 전 일본에서 드라마와 영화, 만화로 크게 히트한 '노다메 칸타빌레' 포스터. 다시보는 읽을거리로 소개합니다.

         

 

*세상이 너무 시끄러워 영혼의 안식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클래식 음악을 소재로한 일본영화 다시소개합니다. 예전에 우리 블로그에 올렸던 겁니다. 체코 교향악단의 선율이 아름답습니다.    



노다메 칸타빌레 Vol.1, 순수한 영혼의 아름다움

 

 


아주 오랜만에 훌륭한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으며 음악에 흠뻑 취할 수 있었다. ‘눈은 새로운 것을, 귀는 옛 것을 반긴다’는 말처럼 예전에 자주 들었던 베토벤, 모차르트, 차이코프스키, 라흐마니노프의 ‘명곡’들을 유서 깊은 체코의 브루노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들을 수 있었다는 것 한 가지만으로도 ‘노다메 칸타빌레’는 ‘최고의 영화’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물론 순전히 개인적 견해지만, ‘노다메 칸타빌레’에는 잔인한 폭력을 아무렇지 않게 보여주고 있다는 요즘 인기 영화들에선 볼 수 없는 순수하고 기품 있는 분위기가 서려 있다. 깨끗하다.  

‘음악이 있는 곳에 나쁜 것이란 있을 수 없다’거나 ‘음악은 일상생활의 먼지를 마음에서 씻어낸다’, ‘음악은 신이 인간에게 베푼 가장 고귀한 선물이다’ 등등 음악에 관련된 많은 ‘격언 급’ 말들이 이 영화를 보는 동안 떠올랐다.  

 

지금은 흔적조차 없이 사라졌지만 종로나 명동의 ‘고전음악감상실’에서 베토벤이나 모차르트, 브람스, 바하, 멘델스존의 ‘명곡’들을 들으며 ‘정서적으로 충만한 기운’을 얻곤 하던 시절을 생각나게 했다. 요즘 신세대들은 아마 상상도 못할 ‘추억의 공간’이다. 아주 오래전 얘기다.

 

눈을 감은 채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듣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이 흘러내리는 경험을 한 분들도 적지 않을 것 같다. 그만큼 음악의 ‘힘’은 강하다. 오죽하면 베토벤은 ‘음악은 어떤 지혜, 어떤 철학보다도 높은 계시다’라고 했겠는가.  

 

이 ‘노다메 칸타빌레’에서도 음악이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며, 청운의 꿈을 품고 파리로 유학 온 젊은 일본인 남녀 유학생들이 음악을 매개로 어떻게 자신들의 사랑과 우정을 가꾸어 나가는지도 잘 보여주고 있다.  

 

일본 열도를 ‘클래식 신드롬’에 빠뜨렸다는 노다메 칸타빌레는 만화에서 시작해 애니메이션,TV 드라마에 이어 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적 장르로 ‘변용’하면서 그 ‘파워’를 과시한 작품이다. 만화판매부수만 무려3천만부 이상 팔렸다고 한다.

   

드라마 시청률도 우리로 치면 ‘베토벤 바이러스’보다 더 높은 인기를 자랑할 정도로 일본인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작품이다.(베토벤 바이러스가 노다메 칸타빌레를 벤치마킹했다는 설도 떠돌고 있다.) 영화수익도 100억엔이 넘었다고 하니 일본인들 역시 한국인 못지않게 ‘문화적 쏠림 현상’이 강한 국민들인 것 같다.

   

어쨌거나 이렇게 ‘노다메 신드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중적 인기를 모을 수 있었던 저변에는 클래식 음악의 힘이 깔려 있었던 덕분일 것이다. 러닝 타임 121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젊은 뮤지션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헌신의 자세는 ‘음악 자체’만큼 관객의 시선을 끌어 모으기 충분했다.

 

 특히 남자 주인공 치아키 신이치 역을 맡은 타마키 히로시의 지휘하는 모습은 거의 ‘진짜 지휘자’로 착각할 만큼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더구나 그의 친밀감 느껴지는 정겨운 목소리로 소개되는 교향곡들은 음악의 문외한이더라도 금방 알아들을 수 있을 만큼 자세하고 친절했다. 그는 이 역을 연기하기 위해 잠들기 직전까지 지휘 동작을 반복할 정도로 연기연습에 몰두했다고 한다.  

 

최근 영화 홍보를 위해 서울에 온 여주인공 우에노 주리의 만화 주인공같은 ‘능청스러운 연기’도 높이 살만 하다. 우에노 주리는 몇 해 전 서울에서 상영한 ‘스윙 걸스’나 영화학도들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구구는 고양이다’ 등으로 한국 팬들에겐 꽤나 친숙한 여배우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금잔디 역을 맡았던 구혜선과 매우 비슷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영화 속에서 모차르트의 터키 행진곡을 ‘혼신’을 다해 연기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실제 연주는 중국의 유명 피아니스트 랑랑이 했다.)

   

웬만큼 괜찮은 일본 영화에는 ‘감초’처럼 등장하는 타케나카 나오토가 외국인 천재지휘자로 분장해 나오는 것도 코믹해 보였다. 노다메를 ‘질투’에 빠뜨리는 피아니스트 손 루이의 모친으로 딱 한 장면 출연한 카타키리 하이리의 모습도 반가웠다. 카타키리는 카모메 식당에서 ‘우연한 여행자’ 역으로 눈길을 끌었던 여배우로 일본에선 꽤 알려진 연기파 배우라고 한다.

   

‘노다메 칸타빌레’는 무슨 교훈적인 스토리를 전면에 내세우려고 한 ‘교과서 같은 영화’는 아니다. 단지 음악의 세계에 몰입해 있는 젊은 음악도들의 열정과 또 그들의 풋풋한 사랑을 ‘만화적 기법’까지 동원해 알콩달콩 그려내고 있어 관객들의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는 영화다.(만화가 원작이니까 당연한 일이겠지만^^*)

   

스토리가 그저 평범하고 밋밋한 것 같아도 수준 있는 교향악단이 연주하는 ‘클래식 선율’속에 빠져들다 보면 가히 ‘음악을 통한 행복감’을 보너스로 만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