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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 평창 올림픽 돌풍과 스킵 김은정의 무표정 시리즈

스카이뷰2 2018. 2. 21. 23:07


한국여자컬링대표팀 김은정의 무표정 시리즈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한국여자컬링대표팀 김은정의 무표정 시리즈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15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한국과 캐나다 여자컬링 예선 1차전에서 한국 선수단이 캐나다 선수를 관찰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애, 김영미, 김선영, 김은정.[강릉=연합뉴스]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는 한국 컬링 대표팀 선수들.




 오늘(21일) 아침, 세계 3위 러시아가 대한민국 여자 컬링 팀에 11대2로 몰수 패를 당했다. 러시아로선 상상도 못했던 횡액이다. 한국 여자 컬링의 돌풍에 세계가 놀라고 있다. 대한민국 여자컬링팀이 이렇게 잘하냐고 모두들 난리다. 우리 컬링 대표팀은  의성여고 동창생 김영미와 김은정, 김영미의 친동생 김경애(24), 김경애의 친구인 김선영(25)으로 한 팀을 이루고 있다. 워낙 오랜 세월을 함께 보내온 사이라 척하면 척이다. 그러니 이런 '기적'도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다.

마늘 산지로 유명하다는 경북 의성 한동네에에서 태어나 같은 여중고를 다니며 살아온 이 5명의 여전사는
아침의 여세를 몰아 오늘 저녁에는 덴마크 팀을 또 몰수패 시켰다. 이런 일은 동계 올림픽 사상 여지껏 있어본 적이 없는 거의 '기적'에 가까운 기록이다. 

은정 영미 경애 선영 초희등 선수 5명이 모두 김씨로 '팀 킴'이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는 우리 여자 컬링 선수들은 컬링 원조국이라는 영국도 사뿐히 제쳤고 강호 스웨덴도 누르면서 외신의 스포트라이틀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옥에 티라면 일본에 실력이 뒤져서가 아니라 '실수'로 1패했다는 점이다.

우리 선수들이 캐나다(1위), 스위스(2위), 영국(4위), 스웨덴(5위), 미국(7위)을 차례로 이기는 모습에선 2002년 월드컵 4강신화의 모습이 겹쳐진다. 사상 첫 4강에 진출하는 '역사'를 기록하며 대한민국은 지금 완전 컬링 열풍에 휩싸여 있다. 대형 쇼핑몰에선 아예 '미니 컬링장'을 설치하고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침체돼 있던 나라 분위기가 오랜만에 살아나는 듯하다.

특히 '무표정' 포커 페이스''안경선배''빙판위의 고양이'등으로 불리는 스킵(주장) 김은정의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에 네티즌들은 열광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김은정이  엄격, 근엄, 진지한 표정을 유지한다며 ‘엄·근·진’이라 부른다. 안경테 안에서 매섭게 빛나는 그녀의 눈빛은 그야말로 '안광(眼光)이 지배 (紙背)를 철한다'는 경구를 떠올리게 한다.

재치넘치는 한 네티즌은 김은정의 상황별 표정을 묘사했다(맨 위사진). 기쁨, 슬픔, 당당함, 분노, 용기, 환희, 짜증 순간에도 김은정은 시종일관 표정이 똑같다. 고민, 결정, 당황, 부끄러움, 설레임 역시 한결같다. 김은정이 경기 중 체력보충을 위해 바나나를 먹을 때의 표정마저  진지하다.   

하지만  김은정이 “영미야!!”를 외칠 땐 표정이 다르다. 평창올림픽 최고 유행어는 김은정이 빙판이 갈라질 정도로  외치는 ‘영미’다. 영미는 은정을 컬링계에 끌어들인 '절친' 리드 김영미(27)다.     
김은정은 스위핑하는 김영미를 향해 “영미~ 헐~(더 빨리 닦으라는 hurry의 줄임말)”, “영미! 영미! 가야돼”, “영미~~ 기다려”라고 외친다. 김은정이 “영미”를 외치는 목소리 크기와 속도에 따라 스위핑 속도와 강도가 변한다.
  

네티즌들은 “영미가 작전명인 줄 알았다”, “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영미~~’란 환청이 들린다”, “영미, 승리를 부르는 마법” 등 댓글들을 올리고 있다. 한 네티즌은 "나도 은정의 영미가 되고 싶다"는 고백도 올렸다. 재밌는 건 김은정이 그토록 불러대는 '영미'라는 이름이 김은정 어머니의 이름이기도 하다는 거다. 

이번 평창 동계 올림픽은 북한 단일팀 문제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아 우리 국민의 관심에서 거의 멀어진 것 같았지만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한 이들 '의성 한 동네 아가씨'들이 보여주는 '마법의 기록'에 오랜만에  신바람이 났다. 2007년부터 경북 의성에서 취미로 컬링을 시작한 이 '아릿다운 아가씨들'은 이제 곧 세계를 제패할 '신기록'을 보여주며 우리 국민에게 큰 기쁨을 선사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