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과 차범근 누가 더 뛰어난 선수일까?'라는 우문(愚問)을 여론조사했는데 축구팬들은 손흥민의 '손'을 들어줬다는 결과가 나왔다. 20세기 최고 스타와 21세기 최고 스타를 비교한다는 자체가 우스운 발상이지만 축구팬들에겐 그런 질문도 하나의 삶의 재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나마 눈여겨볼만한 조사인 듯하다.
스물 일곱살 손흥민은 요즘 연달아 기적 같은 골을 보여주면서 전세계 '축구 메시아'로 떠올랐다. 반면 손주 사랑이 지극하다는 '67세 할아버지' 차범근은 '왕년의 레전드'로 여전히 한국 축구계에선 '웃어른'역할을 하긴 하지만 '현역' 손흥민의 인기엔 따라갈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한 세상이치가 그렇듯 말이다. 그래서 1980년대 독일 분데스리가를 휩쓸었던 차범근과 2019년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하는 '21세기 축구 아이돌' 손흥민을 비교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조사는 리얼미터가 CBS의 의뢰로 지난 4월19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0명에게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했다. 이 조사결과 손흥민이 '더 뛰어나다'는 응답이 51.5%로 집계됐고, 차범근 전 감독이 '더 뛰어나다'라는 응답은 그래도 30.5%나 나왔다. 모름·무응답은 18%였다.어쩌면 모르겠다고 답한 이들이 '현실 감각'이 뛰어난 것 같다.
차범근은 1978년 12월 독일 분데스리가 다름슈타트에 입단하면서 유럽 무대에 나선분데스리가 무대에서 통산 121골을 넣어 한국인 역대 유럽 통산 최다 골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그야말로 아직까지는 '레전드'다.
20대 혈기방장한 손흥민은 유럽 무대에서 116골(함부르크 2부리그 1골 제외)을 기록하며 차 전 감독의 기록에 5골 차로 접근했다. 이 정도면 손흥민이 '대선배'차범근을 뛰어넘는건 시간문제다. 그래서 '후생이 가외'라는 말이 꼭 들어맞는다.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고 나간다'는 말도 있다. 이렇게 '세월'이 무서운 것이다.
이번 설문 조사 결과는 최근 손흥민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 2차전에서 보란듯 '신기'에 가까운 골 풍경을 보여주며 맹활약한 덕분도 컸을 것이다. 재밌는 건 지역, 연령, 직업, 이념 성향에 상관없이 대부분 손흥민이 더 뛰어나다는 응답이 우세했다는 점이다.
부산·울산·경남(손흥민 62.2% > 차범근 21.9%), 40대(손흥민 57.9% > 차범근 29.8%), 자영업(손흥민 57.2% > 차범근 31.3%)에서 손흥민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대선후보 지지율'조사보다 더 흥미로운 결과 같다. 어쨌거나 '새로 떠오른 태양' 손흥민의 '빛나는 독주'는 당분간 계속 될 것이다. '주급'만 무려 2억원이 통장에 입금된다는 '무서운 한국 청년'의 재능이 경이로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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