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유행어 설문조사’결과, 최고의 유행어로 ‘소확행’이 뽑혔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설문조사플랫폼 두잇서베이와 공동으로 조사했다. 이번 설문은 응답자에게 2018년 가장 많이 회자된 유행어라고 생각되는 항목 1개를 단일 선택하게 하는 방식으로 성인남녀 2917명이 참여했다.
1위 ‘소확행’(28.8%)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준말이다. 그러고보니 얼마전 세상뜬 노배우가 '소확행'이라는 제목으로 내년에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인생에서 '거창한 행복'을 찾겠다는 생각에서 불행이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성경말씀이 바로 이 소확행의 원천인 것 같다. 49세로 요절한 '매력있는 작가' 알베르 카뮈도 그랬다." 행복의 조건을 따지면 불행하고 삶의 의미를 찾으면 더는 살지 못한다"고...세상이 하도 흉흉하다보니 순간순간,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한 조각이라도 확보하자는게 지금 대한민국 소시민들의 생각인 것 같다. 지난해 ‘욜로’(YOLO:한번뿐인 인생 최대한 즐겁게)가 인기를 끌었다면, 올해는 상대적으로 여유와 소박함의 무드가 강세로 일상에서의 작지만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자는 라이프트렌드가 대두했다는 것이다.
2위에는 ‘갑분싸’가 꼽혔다. ‘갑자기 분위기 싸늘해지다’의 준말로 몇 해 전 인터넷 방송에서 유래했다. 올해 방송 및 여러 매체에서 사용되고 갑분O(명사 대체) 등으로 변환되며 널리 쓰였다. '갑자기 싸해지는 분위기'를 많이 느꼈다면 당신은 '힘없는 소시민'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그만큼 주변 눈치를 많이 보는 '착한 사람'이기도 하다는 말이다.
3위는 연말 최고 유행어라는 ‘인싸’가 올랐다. 아웃사이더(Outsider)의 반대인 인사이더(Insider)의 준말이다. 타인과 잘 어울리는 사람을 뜻한다.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인싸’는 긍정과 부정을 동시에 혼용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옛날 방식대로 말한다면 '사교성이 좋다'는 얘기인 듯하다. 긍정보다는 다소 부정적으로 '디스'할 때 쓰였었다. 아마 인싸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4위는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신화를 기록한 대표팀의 ‘영미’가 차지했다. 애석하게도 그 '영미들'은 올해 겨울 올림픽때 우리 국민에게 기운을 북돋워줬고 사랑을 많이 받은 일종의'걸그룹'이었지만 그 내부에선 아릿다운 그 아가씨들을 못살게 구는 '갑질 감독'일가족이 있었다는 보도에 국민들은 분노했었다.
5위는 Too much information의 준말인 ‘TMI’가 선정됐다. TMI는 과정보화 시대에 필요 이상의 정보를 사양한다는 현대인의 사고방식이 반영됐다고 한다. 왜 아니겠는가. 인터넷에는 하루에 책 수천만 권 분량의 정보가 떠돌아 현대인을 피곤하게 한다는 뉴스도 벌써 여러차례 나왔다. '모르는게 약'이라는 속담이 떠오른다.
6위는‘존버’가 올랐다. 연초 가상화폐와 연말 주식 폭락에도 투자자들이 가치반등을 바라며 자주 사용하며 ‘XX 버틴다’의 준말로 유명세를 탔다. 아마 '상소리'를 줄인 말인 듯하다. 그나저나 그렇게나 시끄러웠던 가상화폐 스토리는 왜 잠잠해졌는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불길한 조짐인 듯하다.
7위로 현실자각타임을 일컫는 “현타”(2.6%)가, 8위는 “(OO) 무엇?”(2.1%)이 꼽혔다. 어이없는 행동을 목격했을 때 '저거 뭐지?'를 줄여서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별 우습지는 않지만 현대인들의 '언어적 감수성'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9위로는 올해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대중의 주목을 받은 평양냉면을 줄여 말하는 ‘평냉’(1.7%)이 꼽혔다. 주변에선 별 맛도 없는 물냉면 한 그릇이 1만원을 훌쩍 넘는다는 게 말이 되냐고 비분강개하는 인사들이 많았다. 심지어 평양냉면은 '금식 대상 '이라며 기피하는 사람도 적잖게 봤다. 그들은 지금 '이상과열'상태인 '친북 좌경' 세태에 거부감을 느낀 나머지 그쪽의 대표음식마저 싫어졌다고 말한다.
그래선지 오늘 발표된 여론조사에선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지지율 77%로 한창 줏가를 올렸던 평양의 김정은씨에 대한 지지율이 반의 반반토막이 났다는 뉴스도 나왔다. '백두칭송'어쩌구 하는 단체들이 하도 난리치니까 '후폭풍'이 불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에 대한 호감도조사에서 호감이 가지 않는다가 59%인데 비해 호감이 간다는 24%에 그쳤다. 특히 대학생들의 경우 호감도는 겨우 7%, 비호감이 88%나 됐다. 20대 전체에서도 호감도 13%에 비호감은 71%였다. 이 정도라면 '남조선에서 김정은위원장동지에 대한 열화와 같은 광풍이 불고 있다'는 북한 매체의 보도는 '가짜뉴스'인 셈이다.
요즘 한창 비판받고 있는 한밤에 개그맨이 진행한다는 KBS 시사프로에 '나는 공산당이 좋아요'라는 발언까지 등장한 이래 국민여론은 그야말로 '갑분싸'해졌다. 아직 우리 국민은 '보수'쪽이 더 많은 편인 듯하다. 특히나 20대 젊은층에서 김정은에 대한 비호감도가 월등히 높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10위는 4위를 차지한 ‘영미~’와 마찬가지로 컬링팀의 경기 모습에서 유래한 “엄근진”(1.4%/ 엄격.근엄.진지)가 유행어 반열에 올랐다. 글쎄다. 얼마전 '영미 팀'이 감독과 지도부로부터 '박해'받았다는 소식에 그녀들이 영 안쓰럽기만하다.
지난해 유행어 1위에는 ‘스튜핏, 그뤠잇’이, 그 외에도 ‘욜로’, ‘이거 실화냐’, ‘나야 나’, ‘다스는 누구 겁니까?’ 등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스튜핏 발언으로 인기를 끌었던 개그맨도 미투로 하차했고 다스 어쩌고도 더 이상 국민 관심 밖이다. '유행'이라는게 원래 그렇게 덧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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