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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크루즈 미션임파서블3 와 영화인생

스카이뷰2 2006. 6. 4. 10:45
 

 

          톰 크루즈 미션 임파서블 III


오래 전에 본 영화 ‘시네마 천국’은 누구나 어린 시절 한 번쯤 겪었을 법한‘시네마 키드’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영화 구경’을 위해선 어떤 ‘위험’도 감수하고 극장으로 잠입하려는 ‘세상의 모든 시네마 키드’들은 영화가 거의 ‘인생의 전부’인 듯한  시절을 겪으면서 성장해 나간다.


나 역시 그런 ‘시네마 키드’였다. 아주 어린 시절,  ‘영화관’이라는 장소에 처음으로 가서 ‘하얀 천 위’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사람들을 보면서, ‘영화’라는 신기하고도 새로운 세계를 처음으로 인지할 수 있었던 영화가 방화 <이 생명 다하도록>이었다.


얼마 전 부군을 잃은 원로배우 최은희여사와 아역배우로 전영선이 나오고 기억엔 가물가물하지만 상인군인인 남자 주인공으로 아마도 김진규 아니면 신영균이 나왔을 것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한운사씨가 시나리오를 썼다.


어린 마음에도 아역배우가 어찌나 부러웠던지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나서 ‘배우가 되겠노라’는 비장한(?) 선언을 했고, 부모를 졸라 영화사에 ‘아역배우 채용 시험’을 보러간 일도 있을 정도였다.^^ 요즘 유행어론 오디션을 보러 간 것이다.


그때 배우시험에 붙었다면 지금 이렇게 블로그를 쓰느라 고생하고 있지는 않을지도 모르겠다.^^


‘아역배우’가 되는 건 실패했지만 어른이 되면 꼭 다시 도전하겠다는 결심도 했었던 것 같다. 심지어는 최은희인지 김지미인지 윤정희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당대 최고 여배우가 나오는 ‘여간첩 영화’를 보면서 크면 ‘간첩’이 되겠다는 결심도 했던 적이 있다.


영화가 청소년에게 얼마나 대단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증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라 하겠다. 심하게 말하자면 영화는 청소년의 교과서인 것이다. 


요샌 완전히 사라진 광경이지만 옛날에는 어두운 극장 안에 땅콩이나 오징어 껌 캬라멜 같은 간식거리를 넣은 조그만 바구니를 팔에 걸고 팔러 다니는 소녀들이 있었는데 어린마음에 영화를 실컷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 소녀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철없는 시절 얘기다.^^


어쨌든 그 이후로도 ‘영화에 대한 열정’은 사라지지 않아 무수한 영화를 보아오면서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다.

요즘도 아카데미 영화제 시상식이나 하다못해 대종상 영화제 중계방송도 넋 놓고 보는 버릇은 여전하다. 아카데미 상 수상작이라면 빼놓지 않고 보러가는 것도 오랜 ‘개인적 관행’으로 굳어져 있다.


배우가 못된다면 시나리오 작가나 감독이라도 되어야지 하면서 분에 넘치는 ‘꿈’을 꾸기도 했고, 지금도 주목받는 신예 감독들이나 노익장을 과시하는 원로 감독들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 마치 내 자신의 이야기인 듯한 ‘착각’속에 깊은 관심을 갖고 그들의 영화철학에 주목한다. 어쩌다가 ‘천재성’이 인정되는 감독을 만나면 오랜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반가운 마음조차 든다.


학생시절엔 내일이 시험인데도 그 시험 스트레스를 털어내기 위해 몰래 극장에 간 적도 있을 정도로 영화는 ‘오아시스’같은 존재였다. 지금도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지체 없이 영화관을 찾는 게 나의 취미이자 버릇이다.


영화인들이 들으면 좀 화낼 얘기 같겠지만 ‘영화의 생활화’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스트레스 많은 현대인’들이 영화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위로 받을 수 있다는 그 자체로서 영화의 존재이유는 당당히 성립한다고 본다.


며칠 전 본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 III도 진행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달려가 본 것이다. 엔딩 자막과 함께 ‘딴 딴딴 따라라’하면서 울려 퍼지는 귀에 익은 테마 음악을 듣는 순간 그렇게 머리가 개운해지면서 다시 일을 해야지 하는 ‘의욕’이 엔돌핀과 함께 솟구쳤다.


그러니 영화는 내게 있어서 오아시스이자 인생의 활력소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투자비용에 비해 ‘성과’가 너무 크기에 영화는 ‘저비용 고효율’ 취미생활로 ‘강추’하고 싶은 분야라고 할 수 있겠다.


어제 조그만 모임이 있었는데 그 자리에 모인 여성들이 이구동성으로 ‘미션 임파서블 III는 너무 재미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내가 테마음악이 “너무너무 마음에 든다”고 한 마디 하자, 착하기 짝이 없는 나의 의사친구는 그 자리에서 나 몰래 내 핸드폰의 컬러링을 그 테마 음악으로 바꿔주는 ‘깜짝 친절’을 베풀기도 했다.


그러나 ‘중후한 중년’이 그런 음악을 컬러링으로 쓰기엔 너무 강렬해 그 자리에서 바로 원상복귀 시키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사용료 500원이 순간적으로 날아갔다.^^


어쨌거나 이제 40대 중반의 완연한 ‘중년남성’이 돼버린 톰 크루즈가 스턴트맨을 쓰지 않고 직접 보여준 이번 영화의 액션연기에 대해 모두 감탄했다.

젊은 시절의 깎아놓은 밤톨 같은 ‘꽃미남 핸섬보이’ 기운은 사라졌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보기 편안해진 톰 크루즈가 멋있다는 데도 합의를 봤다.


이번 미션 임파서블 III는 일단 ‘무조건 재밌다.’ 이렇게 말하면 무슨 영화사 홍보요원이나 ‘알바’가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skyview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지성인(?)의 명예’를 걸고 권하고 싶다.


그렇다고 무슨 대단한 ‘예술성’이 있거나 ‘철학’이 있다는 건 아니고 일단 일금 7천원, 혹은 조조에는 5천원의 비용을 투자해 건질 수 있는 최상의 ‘정신건강 강장제’라고 할 수 있다.


하기야 요새 세상에 ‘첩보액션 영화’에서 무슨 예술성을 추구하는 관객은 없다고 볼 수 있으니까,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정도의 역할을 하는 영화레벨에선 일단 ‘최상급’이라고 할 수 있다는 얘기다. 


‘2006년 블록버스터의 시작을 알리는 최고의 액션! 제작비 2억 달러의 초대형 액션!’ 이런 영화홍보 팸플릿을 액면 그대로 다 믿을 수는 없지만 ‘대역을 쓰지 않고’ 고난도의 액션 연기를 보여주는 톰 크루즈를 보면서 ‘프로는 아름답다’라는 무슨 광고 문구마저 떠오를 정도다.


미션 임파서블 III는 톰 크루즈가 제작자, 프로듀서, 주인공을 맡았다. 영화는 어디까지나 감독의 예술인데 이 감독도 톰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서 첨 선발됐던 카나한 감독을 제작 시작하기 한달 전 ‘고분고분한’ J. J. 에브람스로 전격 경질했을 정도로 ‘톰의 톰에 의한 톰을 위한’ 작품이었다고 한다.

이런 제작 뒷얘기 속에서 심지어 ‘tomcentric theory’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고 한다. 우리말로 하자면 ‘톰중설(中說)’로 톰은 지구의, 우주의 중심이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톰 크루즈의 ‘말발’이 세다는 얘기다. 할리우드에서도 ‘한 성깔’하는 남자배우 중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라는 톰은 ‘완벽주의자’이기도 해서 한국에서 사용할 영화포스터에까지 ‘간섭’을 한다고 들었다. 예를 들면 자신의 얼굴은 어느 각도에서 찍은 게 제일 좋으니까 꼭 그 사진으로 해달라는 주문을 잊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미션 임파서블 3편을 제작하면서는 그의 ‘교조주의적인 노선’이 다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작용해 함께 연기했던 여배우조차 봐주지 않았다고 한다. 톰은 빌딩 꼭대기에서 벌벌 떨고 있는 여배우에게 “별거 아니야, 그냥 해 보자구. 흥분되지 않아” 라고 속삭이며 함께 뛰어내렸다는 것이다. 두 번만 흥분하다간 사람 죽이겠다.^^


아무튼 3편을 ‘보실 분’들을 위해 자세한 영화 스토리와 장면들은 소개하지 않겠지만 이 영화를 보다보면 톰 크루즈가 ‘보통사람’은 아니라는 걸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고난도 액션 장면이 거의 숨 돌릴 틈조차 주지 않고 영화가 끝날 때까지 이어져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묘미를 선사한다. 게다가 로마 바티칸이나 상하이 뒷골목 등 가보기 쉽지 않은 곳에서 벌어지는 긴박한 장면들은 ‘대리만족’하기에도 꽤 괜찮은 것 같다.


하도 고생·고생하는 IMF(미션 임파서블 포스) 비밀 첩보요원들을 보면서 문득 이런 엉뚱한 생각마저 들었다. ‘도대체 저 사람들은 왜 저렇게 힘든 인생을 사는가!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일 텐데 연봉은 얼마쯤 받을까’라고.


영화의 거의 라스트 부분에서 톰크루즈의 뇌 속에 악당들이 니트로글리세린 성분의 ‘시한폭탄’을 장착하고, 그것을 제거하기 위해 톰은 아내에게 ‘죽어야 산다’며 심장박동기로 충격을 준 뒤, 그 도화선을 끊어내고 그 충격으로 심장이 멎지만 응급처치로 다시 심장을 뛰도록 해달라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부탁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너무 황당무계한 공상과학만화 같은 얘기여서 그런 게 의학적으로 가능한 얘기냐고 친구에게 물었더니 뜻밖에도 ‘가능하다’는 답이 돌아와 놀라기도 했다.


어쨌거나 할리우드 영화답게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 영화는 지난 5월 3일 개봉한 이래 지금까지 500만명이 넘는 관객동원을 해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고 한다.


이 영화를 일본에선 우리보다 두 달이나 늦은 7월 8일에 개봉한다. 서울이 도쿄보다 한 수 위인가 보다.

거기에 맞춰 톰 크루즈가 도쿄를 방문해, 엄선한 150명 팬들과 함께 신칸센을 타고 오사카까지 두 시간 남짓 달리면서 일일이 팬 미팅도 하고 사진도 찍어준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니까 왠지 ‘배신’당한 기분이 든다.


뭐야 한국관객은 그냥 알아서 500만명 이상이 찾아주고 있는데 ‘팬 서비스’도 안 해준단 말인가. 이건 엄연한 ‘국가 차별’ 아닌가. 아무래도 이 영화를 수입한 회사에 ‘항의 전화’라도 해야 할 것 같다. 한국 영화팬들의 ‘권익’을 위해서라도^^


62년 7월 3일 생인 톰 크루즈는 별자리가 ‘게자리’ 답게 키가 175cm로 미국배우치곤 좀 작은 편이다. 대체로 게자리들은 키가 크지 않은 특성이 있다는데 톰도 별자리 도망은 못 갔나 보다.^^


아침 신문에 어떤 와인 회사에서 제공한 별자리별 성격과 와인 궁합이라는 기사에 의하면 톰 크루즈는 ‘창조성이 뛰어나고 품위 있는 개성’으로 쇼비뇽 블랑이라는 와인이 어울린다고 한다. 그래서 창조성이 뛰어나 이런 재미있는 오락영화를 만들었나?


아무튼 미션 임파서블 III로 전 세계로부터  ‘돈’을 긁어모으고 있는 톰은 도쿄에만 들르지 말고 오는 길에 500만 명 이상이 봐준 서울에도 방문해서 ‘쇼비뇽 블랑’ 와인을 팬들과 함께 마시며 팬 미팅을 개최하라는 부탁을 정중하게 하고 싶다.^^ 톰! 한국에서 번만큼 쓰세요!^^